나디아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이하 나디아)”와 “신세기 에반게리온(이하 에반게리온)”은 단순히 같은 제작사(가이낙스)와 감독(안노 히데아키)의 작품이라는 점을 넘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직접적인 혈연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두 작품이 세계관을 공유하게 된 배경과 구체적인 연관성들을 분석해 드립니다.

1. 두 작품이 연결된 결정적 이유: 기획의 파생

두 작품이 세계관과 설정을 공유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에반게리온’이 본래 ‘나디아’의 속편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입니다.

  • 판권 문제로 인한 독립: 가이낙스는 ‘나디아’ 종영 후, 작중 핵심 복선이었던 ‘아담’과 ’16개의 빛’ 떡밥을 중심으로 하는 속편을 구획했습니다. 그러나 원청인 NHK로부터 ‘나디아’의 판권을 가져오는 데 실패하면서, 기존의 속편 각본을 대대적으로 수정하여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탄생시킨 것이 바로 ‘에반게리온’입니다.
  • 역사적 연속성: 일부 분석에 따르면, ‘나디아’는 ‘에반게리온’ 세계관으로부터 약 10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비록 직접적인 스토리의 선후 관계가 공식적으로 완벽히 이어지는 것은 아니나, 가이낙스의 세계관이 시작되는 지점으로서 두 작품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2. 세계관 공유 및 설정의 유사성

두 작품은 인류의 기원과 초고대 문명이라는 핵심 설정에서 놀라운 일치점을 보입니다.

  • 인류의 시조 ‘아담’:
    • 나디아: ‘아담’은 고대 아틀란티스인들이 인간을 만들기 위해 만든 첫 번째 시작품이며, 레드노아 안에 심장이 뛰는 채로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 에반게리온: 남극 대륙에서 발견된 제1사도 ‘아담’은 모든 사도의 시조이자 인류보완계획의 핵심 존재로 등장합니다.
  • 16개의 빛과 사도의 수: ‘나디아’ 최종회에서 레드노아가 파괴될 때 지구 곳곳으로 16개의 빛이 흩어지는데, 이는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사도의 숫자와 일치합니다. 이는 속편 기획 당시의 설정이 에반게리온에 그대로 남겨진 흔적입니다.
  • 남극과 세컨드 임팩트: ‘에반게리온’에서 세컨드 임팩트가 발생한 장소인 남극은, ‘나디아’에서 아틀란티스인의 유적이자 노틸러스호의 비밀기지, 그리고 ‘세계수’가 있던 장소로 묘사됩니다.
  • 악역 조직의 계승 (네오 아틀란티스 → 제레): ‘나디아’의 악역 조직인 네오 아틀란티스는 ‘에반게리온’의 비밀 결사 제레(SEELE)의 전신으로 해석됩니다. 어리석은 인류를 지배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가고일의 사상이 100년 후 제레의 ‘인류보완계획’으로 변모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3. 작품적 연관성과 오마주

두 작품은 제작진의 동일성으로 인해 연출과 음악 측면에서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 동일한 제작진: 안노 히데아키 감독과 음악 감독 사기스 시로가 두 작품을 모두 맡았기 때문에 주제의식과 분위기가 매우 흡사합니다.
  • 직접적인 증거들:
    • ‘에반게리온’ 작중 주인공 신지가 보는 교과서에는 ‘나디아’의 사건을 암시하는 내용이 언급됩니다.
    • 에반게리온: Q에서는 ‘나디아’의 OST가 직접 사용되었으며, 함선(분더)의 전투 연출 또한 ‘나디아’의 함대전을 노골적으로 오마주했습니다.
  • 기술적 설정: ‘나디아’의 ‘대소멸 엔진(축퇴로)’과 같은 무한 동력 기관에 대한 개념은 ‘에반게리온’의 ‘S2 기관’ 이론으로 계승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두 작품은 “아틀란티스라는 외계 문명이 지구에 남긴 유산과 그로 인해 파생된 인류의 운명”이라는 거대한 줄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나디아가 소년 만화적인 모험을 통해 그 비밀을 탐구했다면, 에반게리온은 그 씨앗으로부터 자라난 비극과 보완의 서사를 다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작품의 관계는 같은 뿌리에서 자라나 계절에 따라 서로 다른 꽃을 피운 두 나무와 같습니다. 비록 겉모습과 분위기는 다르지만, 그 밑바닥에는 ‘가이낙스’와 ‘안노 히데아키’라는 공통된 자양분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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