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성 / 한국여성 – 현실적 어려움
한국에서 결혼은 ‘집 한 채’ 장만과 동일어처럼 여겨진다. 실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결혼비용은 3억474만 원에 달했고, 이 중 남성 응답자는 평균 3억 2736만 원, 여성은 2억 8643만 원을 부담한다고 답했다. 특히 신혼 집 마련 비용(약 2억 4176만 원)이 전체의 79%를 차지할 정도여서, 집 마련 부담이 압도적이다. 이런 막대한 비용은 젊은 남성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조사에서도 미혼 남성들은 ‘결혼/생활비용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예를 들어, 미혼 남성의 25.4%가 “결혼 비용 부담이 커서” 결혼을 망설인다고 답했다. 주변에서는 “남자가 결혼하려면 최소 3억!”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지만, 이는 결코 과장된 숫자가 아니다. 오히려 3억 원이 부족한 느낌마저 드는 게 현실이다.
재정 부담 외에도 사회적 기대와 성 역할 갈등 역시 크다. 설문 결과 미혼 남성은 “결혼하려면 내가 직업을 가져야 한다”(96.1%)고 강력히 동의한 반면, 상대방(배우자)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답변은 82.9%에 그쳤다. 즉, 남성은 자신은 일해야 결혼할 자격이 있다고 여기지만, 배우자에게는 덜 엄격했다. 반면 “육아·가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문항에서는 남성 응답자(93.8%)보다 배우자(97.3%)에 대한 기대가 더 높게 나타나, 전통적으로 아내가 집안일을 더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미혼 남성은 자신을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는 주소득자로 여기며, 배우자에게는 가정에 더 충실할 것을 기대한다”며 “전통적 가정 규범이 아직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요즘 한국 여성들은 자신의 경제력과 가사 분담 모두를 중시한다. 조사에 따르면 미혼 여성은 “학력·직업·가사 참여” 등에서 상대방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만, 결혼 조건으로는 경제적 가정 공동 부양 모델을 기대한다고 해석되었다. 즉, 여성 스스로 경력과 경제 활동을 통해 가정을 지원하면서도 배우자와 육아·가사를 협력적으로 나누려는 이중 목표를 가진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결혼 후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요즘은 맞벌이 부부의 절반 가량이 가사·육아를 부부가 반반씩 분담하고, 전업주부도 남편에게 분담을 요구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즉, 전통적인 ‘남성 가장 – 여성 가사’ 역할 기대와 달리, 한국 여성은 결혼 후에도 동등한 파트너 십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남성 / 일본여성 – 결혼시 이혼율이 낮은 이유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 간 국제 결혼은 1,176건으로 전년 대비 40%나 증가했다. (일본 후생 노동성 통계에서도 2021년 외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 결혼 중 한국인이 1,561건(23.4%)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왜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이 결혼한 경우 이혼율이 낮게 나타날까?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일본 특유의 문화·가치 차이를 든다. 먼저 일본에는 최근까지 ‘여자력(女子力)’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이는 여성이 섬세한 감성·외모·배려 등을 경쟁력으로 삼아 스스로를 가꾸는 문화인데, 장기 불황 속에서 여성 개인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결혼생활에서 일본 여성은 배우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하고 가사 노동을 솔선수범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마디로 배우자를 세심하게 배려하고 인정하는 문화다. 이러한 말과 행동은 한국 남성의 ‘인정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에, 많은 한국 남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가족을 위해 헌신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한일부부 중 한국남성–일본여성 커플의 이혼율은 한국여성–일본남성 커플보다 훨씬 낮게 나타난다.
또한 경제·사회적 요인도 있다. 일본 신혼부부는 우리와 달리 집을 꼭 장만하지 않고 임대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결혼 비용도 부부가 절반씩 부담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예컨대 일본에서는 부동산 버블 붕괴 후 집값이 낮아져 ‘굳이 비싼 집’ 기대가 약해졌고, 공공임대 주택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신혼 집 마련을 남성의 몫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한국 남성 입장에서는 결혼 비용 자체가 큰 스트레스다. 이런 구조적 차이 속에서 일본 여성은 결혼을 통해 특별한 보상을 바라기보다 경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부부 역할 분담을 파트너십으로 받아들인다. 즉, 양국 문화 차이가 서로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한국남성 / 한국여성 / 일본여성 – 가치관 및 관점 비교
- 결혼 기대와 비용: 한국 여성은 결혼을 ‘일생에 한 번 뿐인 행사’로 여겨 예물·예단과 화려한 예식을 기대한다. 특히 집값이 치솟으면서 “결혼은 손해”라는 인식이 강해져, 결혼에 대한 보상심리도 오히려 커졌다. 남성 입장에서는 이 모든 비용 부담이 공평하지 않게 느껴져 결혼 기피가 늘었다. 반면 일본에서는 양가 부모 도움 없이도 둘이 파트너십으로 신혼을 꾸리는 문화가 일반적이다. 결혼 비용도 비교적 절제된 편이며, 대부분 부부가 절반씩 나눠 부담한다.
- 갈등 처리 및 역할 분담: 한국 부부는 전통적으로 남성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여성은 갈등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경향이 있다(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은 결혼 후에도 경제적ㆍ가정적 역할 모두에서 상대에게 높은 수준을 기대한다). 반면 일본 부부는 서로의 독립성과 조화를 중시한다. 청년들은 결혼을 개인의 독립을 유지한 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여기며, 상대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일본 여성들은 결혼 후에도 남편에게 도시락을 싸주거나 자주 “고마워”를 말하는 문화가 있어, 갈등 상황에서도 보통 감정적으로 부딪히기보다는 이해와 격려로 화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 가사·육아 분담 인식: 미혼 남성들은 결혼 전에는 자신이 가구의 경제적 버팀목이 되길 기대하며, 배우자보다는 자신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들은 자신 또한 경제 활동으로 가정에 기여하고자 하면서, 육아와 가사를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일본 부부는 현실적으로 여성의 무급 가사 시간이 남성의 5.5배로(한국은 4배) 매우 불균형적임에도, 많은 일본 여성은 남편에게 가사 분담을 적극 요구하지 않는 편이다. 대신 맞벌이 일본 여성도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거나 작은 배려(도시락 등)로 일상을 유지하며, 남편들도 그런 태도에 부끄러움과 감사함을 느낀다.
- 남성·여성 역할관: 전반적으로 한국 남성은 전통적 ‘가장’ 역할의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한국 여성은 결혼 전엔 평등을 외치지만 결혼 과정에서는 전통 방식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일본 남성은 장시간 노동 관행이 여전히 강하지만, 결혼 후 주거 마련 등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고 부부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는 편이다. 일본 여성은 과거 여성다움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랐으나, 개인 경쟁력을 위해 ‘여자력’으로 스스로를 관리해온 세대다. 이들은 사회적 요구 속에서 전통적인 가사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배우자에게 감사와 배려를 표현하는 데 가치를 두고 있다.
위 비교에서 보듯,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유교 문화권이지만 결혼과 가정에 대한 기대와 역할 분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면, 한국 남성들이 한국 여성과 맞부딪힐 때 겪는 어려움과, 일본 여성과 만났을 때 기대되는 특성들의 실체를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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